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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시 3주 만에 처방 5만 건 돌파...‘먹는 위고비’ 장단점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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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5-04

미국에서 세계 최초 경구용 GLP-1 비만 치료제 ‘먹는 위고비’가 정식 승인됐다. 주사제와 동일한 효과를 유지하면서도 편의성을 높이고 가격 부담을 확 낮춰, 출시 3주 만에 처방은 5만 건을 돌파했다. 한국 상륙 또한 임박한 가운데, 향후 비만 치료제 시장은 어떤 변화를 맞이하게 될지 짚어봤다.


지난 1월 미국에서 정식 출시된 경구용 위고비의 공급가는 1단계 기준 149달러, 한화 약 21만 원선이다. 지난해 국내 공급가가 한 차례 인하됐음을 감안해도, 같은 단계 주사제가 37만2000원인 점을 고려하면 무려 44%나 낮은 수준이다. 

복용 방식만 다를 뿐 작용 기전과 치료 효과도 비슷하다. ‘디에타민’ 같은 항정신성의약품 계열의 기존 식욕억제제와 달리, GLP-1 호르몬 유사체가 식욕 중추에 작용해 포만감을 높이고 위 배출 속도를 늦춰 체중을 감량시키는 원리다. 

물론 오심·구토·설사·변비 등 부작용은 주사제와 동일하다. 투약을 중단하면 식욕이 회복되면서 체중이 다시 증가하는 ‘요요’의 위험성도 당연히 있다. 다만 주사제에 비해 접근성이 뛰어나다는 점이 체중 감량을 원하는 사람들의 구미를 당기고 있다. 

 

가격과 접근성은 좋지만…
먹는 비만약, 장단점은?
부산 힘내라병원 노은지 원장은 “향후 환자 개개인의 라이프스타일과 성향에 따라 다른 제형의 약물이 처방될 것”이라고 말했다. 비만약을 처방할 때는 목표 감량 폭, 동반 질환 여부, 예상 순응도, 비용과 접근성, 부작용 위험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한다. 예컨대 주삿바늘에 대한 공포가 크거나 잦은 여행, 출장으로 냉장 보관이 어려운 경우에는 경구제를 우선 선택할 수 있다.

다만 알약은 생체이용률(약물을 투여한 뒤 전신 순환에 도달하는 비율)이 낮다는 한계가 있다. 같은 효과를 내려면 정해진 용법을 규칙적으로 지켜야 한다. 복용 환경과 컨디션에 흡수율이 영향을 받기 때문에 복용 방식도 매우 까다롭다. 기상 직후 공복에 물 반 잔 이하로 복용해야 하며, 복용 후 최소 30분간 금식을 유지해야 한다. 위장에 이미 음식물이나 물이 있는 상태로 복용할 경우 효과가 ‘전혀’ 없을 수도 있다. 경구제에는 약물이 위에서 분해되는 것을 막는 ‘흡수 촉진제’가 포함되어 있기 때문이다.

또한 약물이 위장에서 직접 용해되어 흡수되기에 속쓰림이나 위염 증세가 조금 더 나타날 수 있다. 그럼에도 매일매일 일정한 시간에 복용한다면, 주 1회 투여하는 주사보다 혈중 농도를 보다 안정적으로 유지해 더 좋은 효과를 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본격적인 ‘가격 전쟁’ 시작
오남용·식이장애는 여전히 숙제
먹는 위고비가 환영받는 가장 큰 이유는 ‘가격’이다. 주사제보다 제조 공정이 단순한 만큼 향후 국내 출시 시에도 가격 부담이 낮을 것이라는 기대가 크다. 경구제가 본격적으로 공급되고 경쟁이 붙으면 그동안 높은 약값 때문에 치료를 미뤄왔던 고도비만 환자들의 접근성도 분명 개선될 여지가 있다.




올해부터 국가별로 위고비 특허가 순차적으로 만료되는 점도 변수다. 값싼 복제약이 당장 쏟아지긴 어렵겠지만, 유사 약들이 단계적으로 출시되면 비만 치료제 시장 구조도 달라질 수밖에 없다. 노 원장은 “그동안은 생산자 중심 시장이었다면, 앞으로는 환자들이 가격과 복용 편의성을 비교해 선택할 수 있는 시장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경구제라고 해서 보험 적용의 문턱이 낮아질 가능성은 미미하다. 국내 건강보험 재정은 한정돼 있고, 여전히 비만을 미용 문제나 개인의 책임으로 보기 때문에 전면 급여화는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 다만 BMI가 매우 높거나 중증 합병증을 동반한 초고위험군에 대해서는 제한적 논의가 이뤄질 수 있다.

접근성이 좋아질수록 처방 범위와 사회적 인식을 둘러싼 우려도 커진다. 제형이 다양해지고 가격 부담이 완화되면, 치료가 필요한 환자뿐 아니라 단순한 체중 관리를 목적으로 하는 수요까지 확대될 수 있기 때문이다. 노 원장은 “의학적 필요성이 크지 않은 사람까지 약을 사용하면 오남용과 식이장애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며 “시장 확대에 맞춰 처방 기준과 사회적 합의도 함께 정비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가만히 있어도 지방이 줄어든다? 
‘3중 작용’하는 차세대 비만약 출시 

국내외 제약사들이 경구용 비만 치료제와 새로운 기전의 약물을 앞다퉈 개발하고 있는 가운데, 일라이 릴리가 개발 중인 ‘레타트루타이드’가 비만약의 차세대 주자로 거론되고 있다. 경구용 마운자로와 함께 미국 FDA 승인 절차가 진행 중인 이 약물은 이른바 ‘트리플 작용제’다. 위고비가 GLP-1, 

마운자로가 GLP-1과 GIP에 작용했다면, 레타트루타이드는 여기에 글루카곤 수용체 작용까지 더한다. 쉽게 말해, 식욕 조절과 혈당 관리는 물론, ‘에너지’까지 태우는 것이다. 체중 감량 효과를 넘어 내장지방 감소와 대사 지표까지 개선할 수 있다.

이처럼 제형과 성분이 다양해질수록 비만 치료제의 방향도 달라질 가능성이 크다. 앞으로는 에너지 대사 촉진, 체지방 개선, 인슐린 감수성 향상 등 대사 전반을 함께 조절하는 약물이 중심이 될뿐더러, 치료 목표 역시 체중 감량에만 머무르지 않고 만성질환 예방으로까지 확장될 전망이다. 즉, 유전자나 대사 타입에 따라 누구는 식욕 억제 위주로, 누구는 대사 촉진을 중심으로 처방받는 이른바 ‘맞춤형 비만약 처방의 시대’가 올 것이다.

출처 : 여성조선(http://woman.chosun.com)